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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프레임은 단어다/질문의 순서/서울시무상급식-《프레임》최인철

by millie1020 2024.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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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상을 지칭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는 단순한 어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위다.

 
프레임
『프레임』은 ‘프레임’의 개념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새로운 통찰을 일깨우며 심리학 바이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에 관한 책이다. 2007년 출간 이래 대한민국 오피니언 리더의 필독 교양서로 불리며 3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프레임』의 10주년 개정증보판이다. 프레임의 개념과 본질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고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충실히 반영하여 초판보다 100페이지 증가했으며, 구성과 디자인을 전면 개선하였다. 사람들은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프레임은 단순한 마음먹기가 아니다. 그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리프레임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점검한 후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작업을 요한다. 책은 우리의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가 ‘프레임’에 의해 생겨남을 증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창조하는 지혜와 겸손을 장착하는 것. 우리가 프레임을 배워야 할 이유다.
저자
최인철
출판
21세기북스
출판일
2016.08.31

#원모사 16기 독서챌린지 25일차
p48-66


프레임은 단어다: '허용' vs '금지'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둘 중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민주주의의 반대하는 연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올까? 연구에 따르면, 답은 두 번째 질문이다.
'금지'는 매우 강한 단어이므로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금지해야 하는지 물으면, '아무리 그래도 금지까지야···' 하면서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전자보다는 후자처럼 질문하는 것이 유리하다.
➠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전자보다는 후자처럼 질문하는 것이 유리하다.
숙제 혐오증(?)에 걸린 학생에게 '숙제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라고 물어야 겠네요ㅎㅎㅎ


 

무기재료공학과 vs 요업공학과 (서울대)

이름만 바꾸어도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서울대에 '무기재료공학과'가 1983년에 생겼다. 하지만 사실은 전부터 있었던 '요업공학과'라는 학과가 이름만 바꾼 것이었다.

'요업공학과' vs '무기재료공학과'


어느 학과가 더 매력적으로 들리는가? 어느 학과의 입학 점수가 더 높을까?  
학원이름부터, 수업명, 각 클래스명, 시험명, 심지어 재원생에게 주는 상이름에 이르기까지 신중하게 지어야겠습니다!


 

미국 국방부 vs 미국 전쟁부

이름을 바꿔서 이미지를 바꾼 것은 학과만이 아니다. 미국 국방부의 원래 이름은 'Department of War'였지만 지금은 'Department of Defense'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우리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적인 노력을 하는 부서이며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공격받을 때 대응하는 ···"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방어하는(defense) 부서로 이름을 바꾸고나자 큰 노력 없이도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미국 국방부
미국 국방부 (출처:위키백과)


다른 이름, 다른 이미지의 또다른 예들:
빈곤 국가 'poor nations' -> 'emerging nations'

'사망 보험' ->'생명보험'
'참여 혁신'->'행복 창조'
'행정안전부' -> '안전행정부'->'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국민안전처'

얼핏 보면 말장난 같고 탁상공론인 것 같지만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단어가 곧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프레임은 질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여론조사에서는 질문의 내용뿐 아니라 질문의 순서도 중요함을 보여준다. 질문의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앞의 질문이 뒤에 나오는 질문을 해석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A 질문지
● 당신은 요즘 얼마나 행복하신가요?
●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나요?

B 질문지
●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나요?
● 당신은 요즘 얼마나 행복하신가요?

분석 결과, A 질문지의 경우, 데이트 횟수와 행복 사이에 약 0.1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었고, B 질문지의 경우 0.6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 방향으로 손잡고 가는 것
출처:Unsplash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돈, 건강, 가족, 일, 날씨 등등 매우 많다. 그러나 데이트를 몇 번 했는지 묻고 나면, 그 많은 요소들 중에서 데이트가 삶을 바라보는 주된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데이트 횟수에 따라 자신의 행복을 평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직전에 던지는 질문

그렇다면 직전에 던지는 질문은 어떤 것일까? 당연히 평소에 자주 던지는 질문일 가능성이 높다. 평소 데이트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한다면, 어느 순간이든 그 사람이 던지는 질문을 조사해도 역시 데이트 관련 질문일 가능성이 높다. 돈에 관한 질문을 자주 던지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어느 순간에 던지는 질문 역시 돈에 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이 자주 던지는 질문을 점검해야 한다. 자기 삶에 대한 평가가 시시하다면 내가 시시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답이 안 나오는 인생을 살고 있다면 질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무언가 더 나은 나은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질문부터 점검해야 한다.


' 전면 무상급식 vs 단계적 무상급식

사소해 보이는 질문의 차이가 프레임을 바꾸고 그 결과가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몇 년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서울시가 여기에 반대하면서 우리 사회에 정책 포퓰리즘 논쟁의 불이 붙은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하고 그 후 일련의 정치적 변화가 일어난 계기가 되었다. 주민 투표가 결정되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투표문구를 예상했다.

Q 당신은 무상급식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A 찬성 (     )   반대  (     )

 

하지만, 서울시에서 공개한 실제 주민투표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A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    )

B 소득 하위 50퍼센트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     )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어떤 이슈이든 '전면적'이라는 말보다는 '단계적'이라는 말에 안심한다. 따라서 찬성, 반대로 물었을 때 반대가 나올 가능성보다는 전면적, 단계적으로 물었을 때 단계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서울시의 고도의 프레임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p66

 

이어지는 내용: 프레임은 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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